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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문정훈님이 전하는 [댄스위드비] 프롬 자연 토종꿀 3차에디션 빈티지

description: 우리에게 설탕이 존재하기 전엔 단맛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물론 과일에 단맛이 있긴 하지만 과즙은 쉬이 상하고, 과일의 맛과 향 자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음식을 할 때 쓰기엔 적절하지 않았죠. 그렇습니다. 꿀이야말로 자연이 만들어 낸 최고의 천연단맛이죠. 유통기한이 거의 무한대입니다. 이집트 피라미드에서도 발견되었는데 거의 원상태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꿀은 참 귀했기 때문에 예전에는 약처럼 쓰이기도 했습니다. 영양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그 단맛에 담긴 칼로리 자체가 약이었거든요. 그리고 미량이긴 하지만, 항염물질인 프로폴리스, 독특한 단백질 성분이 들어가 있는 로열젤리도 함께 녹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 이야기는 아래에 다시 조금 더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2008년 11월 글로벌 환경단체인 어스워치(Earth Watch)가 과학자들과 함께 모여 지구상에서 '대체불가능한' 생물을 뽑는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벌이 선정되었습니다. 벌이 없으면 꽃이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과일들은 전적으로 꿀벌의 수분활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다수의 식물들이 꿀벌에 의해 세대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략 야생식물의 84%, 인간이 식재룔 쓰는 농작물의 75%가 벌을 통해 수분을 한다고 합니다. 즉, 벌이 없으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인간도 굶어 죽게 되겠죠. 전 세계 어디든 생명이 있는 곳엔 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벌이 있습니다. 당연하겠죠. 농경국가로 수천년을 지내왔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토종벌은 서양벌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종벌과 비슷한 계통의 벌은 중국 북부, 일본 등지에 주로 분포를 하는데, 서양벌과는 굉장히 달라서 서로 교배도 안됩니다. 뭐랄까요. 염소와 양의 관계 정도라고 할까요? 비슷해 보이지지만 상당히 다릅니다. 서양벌은 우리나라에 1917년에 선교사를 통해 들어왔고 지금까지 잘 공존해 오고 있었습니다. 우리 토종벌은 서양벌에 비해 덩치도 작고 꿀을 따는데 쓰는 대롱의 길이도 짧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가 연구 중이긴 한데, 서양벌이 좋아하는 꽃과 토종벌이 좋아하는 꽃이 달라요. 예컨대 서양벌은 아카시아, 클로버, 보리수, 엉겅퀴 등의 꽃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고, 우리 토종벌은 산딸기, 찔레, 철쭉, 애기똥풀, 국수나 등의 꽃을 좋아합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들판과 산에 피어있는 들꽃 산꽃들을 선호하는 성향을 봉비니다. 몸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뭔가 식성(?)이 다른 것 같다는 추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2009년 국내에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벌의 애벌레에 걸리는 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병에 우리나라 토종벌이 극히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서양벌은 이 병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이 낭충봉아부패병이 돌기 시작한 지 수년만에 서양벌들은 멀쩡한데, 우리 토종벌의 98%가 사멸해버렸습니다.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겁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서양벌이 들어와 있지 않았다면 우리 농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마어마한 재앙이 벌어졌을 겁니다. 그나마 서양벌들이 토종벌들을 대신해 일을 해줘서 우리 농업은 심각한 피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의성의 한 토종벌 농가의 생산자가 아주 의미심장한 이야길 해주었습니다. “의성에 낭충봉아부패병이 돌면서 토종벌의 개체가 줄어드니, 한 두해가 지나고 나서 이상하게 의성 산과 들에 피던 이름모를 산꽃이랑 들꽃들이 같이 사라집디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토종벌은 낭충봉아부패병에 취약하지만, 반면에 꿀벌진드기, 부저병 같은 또다른 벌 관련 병에는 오히려 토종벌이 저항성이 있고 서양벌들이 치명적이라는 점입니다. 자, 우리가 토종벌의 부활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이유가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까? 농촌진흥청에서는 이 치명적인 낭충봉아부패병에 살아남은 토종벌 개체들을 찾아 이들을 교배해서 낭충봉아부패병에 비교적 강한 성향을 가진 토종벌을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멸종에 달했던 우리 토종벌이 이제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토종꿀'이라고 부르는 꿀은 이 토종벌이 딴 꿀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먹는 '아카시아꿀' '밤꿀' '벚꿀'같은 꽃이름이 붙어 있는 꿀은 토종벌이 아닌 서양벌들이 딴 꿀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상세히 말씀드리겠으나, 서양벌의 경우, 인간이 트럭에 벌통을 싣고 '이동식 양봉'을 하며 특정 꽃을 따라다니며 꿀을 땁니다. 그러나 우리 토종벌은 그런 식으로 살지 않습니다. 토종벌은 '고정 양봉'을 합니다. 산속 아주 깊은 곳이나 인적이 드문 들판 구석에 봄부터 가을까지 한 자리에서 봄, 여름, 가을 동안 피고지는 그 지역의 꽃의 꿀을 모읍니다. 그리고 11월에 딱 한번 수확하죠. 수확하는 방식도 서양벌과는 달라서 토종꿀에는 프로폴리스와 로열젤리가 함께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꽃이름이 붙어 있는 꿀에는 대부분의 경우 프로폴리스와 로열젤리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서양벌이 딴 꽃꿀은 해당 꽃의 향을 즐기는 것이 멋이라면, 우리 토종벌이 딴 꿀은 그 지역의 시간과 공간, 사계절의 농축된 향을 즐기는 것이 그 멋입니다. 이를 '잡꿀'이라 하기엔 그 매력이 너무나 대단합니다. 모든 토종꿀은 그 지역의 시간과 공간을 담았기 때문에 절대 서로 같은 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와인의 '떼루아(Terroir)'와 같습니다. 연천군 백학면의 떼루아가 사계절 동안 만들어낸 토종꿀과 의성군 사곡면의 떼루아가 만들어낸 토종꿀은 본질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토종꿀은 떼루아를 즐기는 상품입니다. 거의 멸종에 달해서 구할 수도 없었던 토종꿀을, 토종벌의 부활과 함께 다시 생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토종벌이 이 땅에 계속 존재해야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서 이를 돕는 최선의 길은 더 많은 양봉농가가 토종벌을 기를 수 있도록 토종꿀을 구매하고 응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각 청정지역의 서로 다른 달콤한 떼루아의 향을 즐겨 보시지 않겠습니까?